부제: 분노의 소공장.
때는 워홀러 5개월차인 2012년 7월경. 대부분의 농장의 비수기 겨울이었다. 파트 타임으로 키친핸드를 잘 하고 있었지만 슬슬 세컨워킹을 준비해야함을 느끼고 있었다. 워홀러는 한 사업자 밑에서 6개월 이상 일하지 못하니 다음 일자리도 구할겸 호주나라 웹사이트를 돌아보고 있었다.
그중에 소공장에 지원하여 시드니 내에서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 약속은 신기하게도 QVB 건물내에 카페에서 보자고 하여 시간 맞춰 나갔다. 후줄근한 남방을 입고 기다리던 한국인 대충 30대 초중반으로 보였다. 면접 내용은 무난했고 업무의 강도가 높으니 각오 해야 한다는 식이었다. 내가 맡을 파트는 패킹룸에서 손질된 고기를 정해진 용기에 싸서 포장을 하고 로드아웃에 넘겨 주는 일이라고 하였다. 그렇게 소개를 받고 계약서를 이메일로 보내줄테니 서명해서 처음 근무 하는날 들고 오라고 하였다.
키친핸드로 일하던 회사에 2주일 노티스를 내고 집에 같이 살던 친구에게 테이크 오버해주고 웃으며 일은 마무리 했다.(그당시는 오지잡이라고 돈받고 그자리를 내주는 어이없는 거래도 있었다)
소공장 슈퍼바이저와 공장에서 가장 가까운 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었고 그곳까지 대중교통으로 4시간이 걸렸다. 6시에 출발 10시반에 도착하니 SUV차가 기다리고 있었고 공장까지 다시 30분정도 운전해서 들어갔다.
가면서 본 풍경이 진짜 대 자연. 드넓은 들판 그위에 소, 양, 말, 당나귀, 알파카?(니가 왜 거기서 나와)까지 있었다. 금새 도착한 공장,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나와 두사람이 오피스 앞에서 인사를 했고, 공장에 대해 소개 했다. 그리고 나와 덩치큰 남자 한분, 그리고 여자 한분이 차례로 일하게 될 자리를 안내받았다.
그런데 나는 킬플로어에서 일하면 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여기서부터 급 냉랭해지고 열받기 시작했다. 나는 패킹이었는데 갑자기 내 포지션이 바뀌었다. 나는 비위가 약해 못한다고 얘기 했는데 지금 인력이 부족한 곳은 킬플로어라며 아니면 가란 식으로 얘기했다. 계약서는 왜 있는것인지, 여기까지 몇시간이 걸려서 왔고 잘하고 있던 일까지 관두면서 왔는데 세상 억울하고 화나더라. 심지어 소가 도축되는 소리가 들리니 속이 다 매스껍더라. 나는 그 매니저라는 사람 면전에 쌍욕을 퍼붓고 이렇게 살지말라고 이건 취업사기라고, 같은 나라에서 온 동포 등골빼먹고 사니까 좋냐고 소리치고 현지인 관리자에게 역시 사기꾼이라고 너도 똑같다고 소리치고 그대로 나와버렸다. 덩치 큰 사람은 무슨일이냐며 같이 따라 나왔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역시 패킹으로 계약하고 왔다고 했다. 둘이 밖에서 담배한대 피며 어떻게 할지 고민했고, 그는 그지같지만 그냥 하기로, 나는 집으로 가기로 했다.
근처 경찰 헬프라인에 연락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택시번호를 알려주었다. 현지 택시를 부르려고 전화하는데 현지 공장매니저(내가 소리질렀던)가 나와서 근처 역까지 태워주겠다며 나왔다. 대충 40대? 후반 쯤 되었고 나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나는 계약서를 보여주었고 그는 계약서는 한글로 되어 읽지 못한다며 설명을 부탁했다. 자초지종을 듣고는 그 한국인 매니저는 여기서 어떤직책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근처에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하우스 매니저고 많한국인과 대만,중국인 쉐어 메이트를 많이 대리고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가 사람이 필요하면 그에게 쉬고있는 사람이 있으면 추천해주는 사람일 뿐이라며 관련없다고 선을 그었다.
혼자 기차를 타고 다시 시드니로 향하는데 막막하더라. 기차가 하루에 4대밖에 다니지 않아서 한시간 넘게 기다리다가 기차를 탓고 돌아오는 네시간동안 오늘 잠잘곳부터 다시 시작해야될 일자리까지 모든게 막막해서 몸서리치게 서럽더라. 이때부터 일것이다. 한국인이 한다는 사업장은 의심부터 해보는 버릇을 가지게 된 것이.
다음편- 폐인트 공장에서 4개월, 세컨따기 참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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