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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Holiday

시드니에서 목수를 경험하다! 일을 대하는 태도부터 다른 흔한 호주인.

호주인 알피 2023. 7. 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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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목수라는 직업은 흔하지 않다. 아니 이제는 한국에서도 흔한 직업이 아니게 됬지? 필자가 목수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기게되어(돈잘번다고 들어서는 안비밀) 어시스턴트 혹은 데모도 라고 불리는 곳에 지원하게 되었을때 일이다.

일을 처음하러 간곳은 호주 시드니에서 기차로 2시간 정도 기차로 달려가면 있는 Winsor라는 동네에 큰 리조트에서 면접이 진행되었다. 그때는 그래도 영어에 슬슬 재미를 붙였고 영어가 늘고 있다는게 스스로 느껴질 때 쯤이었고 한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가는만큼 만반의 준비를 마친상태였다. 하지만 면접은 별거없이 덩치를 보면서 한바퀴 돌아보라고 손짓하고 곰탱이 인형이 터진곳은 없는지 훑어볼뿐 그뿐이었다. 그자리에서 리조트 매니저가 좋다고 그대로 계약서를 들고와 집에서 읽어보고 여기 저기 사인해서 너도 원하면 첫 출근때 여기로 들고오면 된다고 하였지만 나는 그자리에서 쿨하게 사인하고 건내주었다.(너희는 절대 이러지마라!! 꼭 읽어봐라!).그곳에서 소개한 일은 2달정도의 계약직이며 정좌 혹은 쉼터를 짖는 일이라고 하였다. 호주 현지인 할아버지와 나 이렇게 둘이서 일을 하게되었다. 
 
처음엔 목수라는 일이 생소해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였지만 인터넷에서 찾아보면서 출근길을 보내었다. 너무 멀어서 검색하다가 인터넷이 안터지는 구간에서 알람을 맞춰두고 잠이들었다. 도착하자마자 한번 뵛던 호주 할아버지가 윈저역까지 마중나와 주셨다(자기 조수는 챙기는것인가?).첫날부터 나에게 주어진일은 노가다 그냥 노가다. 목재를 옮기고 차에서 자재를 내리고 반복 또 반복. 하루가 그냥 없어져 버릴정도로 힘들었다. 다음날엔 더 쉬울거라고 격려(도망갈까봐 그런것 같긴하다.)도 해주었지만 다음날 아침 온몸이 부서져 버릴것 같았다. 20대 중반, 이정도야 조금만 하면 목수기술도 배울 수 있을거라는 믿음으로 다시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것은 내생각일뿐 매일 목재를 나르고 고정하고 나르고 고정하고의 반복, 실제로 못질이나 제단은 현지인 할아버지께서 직접하셨다. 일을 하며 느낀것은 정말 단순한 한가지. '나는 호주인과 일을 하려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겠구나' 였다.
 
이유는 삶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다르다. 그들은 여유와 게으름의 사이를 오가고 나는 부지런함과 열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목제를 옮기는 동안 그 할아버지는 그늘에서 담배를 때리고 계시고 하품을 즐기시며 아무것도 하지않다가 어느정도 옮겼다 싶으면 여기와서 고정하라고만 하는 사람이었다.
 

한국인인 내가 보기에 2주면 차고 넘치고 마지막날 소주 한잔 하고한숨 푹 자도 될 정도의 업무이지만 진짜 두달 내내 시간을 끌고 끌다가 완성하였다. 지반은 이미 다른 작업자들이 만들어두고 시멘트 그위로 기본 골조까지 세워뒀는데도 시간이 2달이나 걸린것이다. 답답해 죽는다 하루종일 시간을 낭비하는 느낌이었다. 뭔가 설계도면에 따라 하나하나 조립해가는 맛은 있지만 그 자체가 느리다. 마무리 작업으로 샌드페이퍼, 사포로 모든 면을 다지는데 나는 맨손으로 기술자 할아버지는 기계로 슥슥 하였다. 
 
한국과 너무 다르다. 그 누구하나 빠르게 하라고 지시하는 사람도 없으며 감시하는 사람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열심히 하는 나만 손해보는 듯한 느낌을 너무 받았고 자신의 기술을 남에게 특히나 외국인에게 알려주려고 하지않았다. 계약기간인 2달이 끝나고 그 할아버지는 나와 다른곳에서 일하지 않겠느냐. 자기 집에 방많다고 같이 지내도 좋다고 제안해주셨다. 하지만 그 할아버지에게 질려버려서 거절하고 계약을 종료했다.


그 두달간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호주에서 호주인과 내가 공존하며 살수 있을까? 이 사회의 일부가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기본적인 마인드를  느꼈다. 현재도 나의 성격과 문화를 호주에 녹아들도록 변화시키고 있다. 여유를 맘에 새기자. 물론 한국인들과 목수로 일한다면 그냥 한국인으로 살수있겠지만 말이다.
 
오늘도 호주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여 힘내라 파이팅이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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